"황장엽, 反김정일 상징인물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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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을 방문 중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번 방미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북한 김정일 체제에 반대하는 상징적 인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일부에선 黃전비서가 이라크 망명정부를 이끌었던 '아메드 찰라비'처럼 북한 망명정부의 상징적 수장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실적으로 黃씨가 망명정부를 선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신 黃씨는 방미 일정의 상당 부분을 외국 언론 인터뷰에 할애함으로써 자신을 '반(反)김정일'의 상징 인물로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黃씨는 29일 오전 TBS.NTV.TV아사히 등 워싱턴 주재 일본 방송사 세곳에 연속 출연하고, 오후에는 요미우리(讀賣)신문과 인터뷰를 한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조총련을 비롯, 북한과 관계있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많이 살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에는 미국의 보수 신문인 워싱턴 타임스에서 오찬을 하고 31일에는 AP통신.BBC방송과 인터뷰를 한다.

黃씨는 또 다음달 3일에는 한국어로 대북방송을 하는 '미국의 소리(VOA)'방송국과 '자유아시아(RFA)'방송국 등을 방문한다. 이 역시 극소수의 북한 주민들에게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량탈북을 통한 북한정권 붕괴'를 지지하고 있는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黃씨를 만나는 것도 주목된다.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도 黃씨와의 면담이 잡혀 있어 黃씨가 백악관으로 들어갈지가 관심거리다. 의회 쪽에서는 대북 강경파인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 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원장 등이 黃씨와 만난다.
김종혁 기자kimc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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