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 고교 '논술 출제' 머리 맞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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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고교.대학 입시관계자 상호협의회'를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2008학년도부터 새로운 유형의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이 도입되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협의회는 학교 교육만으로도 논술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과 고교가 함께 문제 유형 등을 협의하는 역할을 한다.

각 대학도 논술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나섰다. 고교 교사들에 대해 논술 연수를 실시하고 학부모들에게 논술 출제 방향도 공개한다. 논술 입시 문제를 내거나 난이도를 살필 때 고교 교사를 직접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고교.대학 협의회 만든다=대입 문제와 관련해 대학.고교 협의체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 협의회는 2008학년도에 논술 비중을 30%로 높일 예정인 서울대 등 수도권 11개 대학 입학처장과 6개 고교 교사, 대교협 관계자가 참여한다.

참가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서울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인하대.한국외대다. 일선 고교는 강화고(강화).상인고(대구).서령고(서산).성보고(서울).잠실고(서울).해룡고(영광)의 진학담당 교사 한 명씩이 위원으로 활동한다. 위원장은 박제남(인하대 입학처장)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회장이 맡는다. 박 회장은 "충분한 토론을 거쳐 논술 유형 등을 협의한 뒤 논술 실시 대학에 고교교육 수준 내에서 출제하도록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이 논술 문제를 낼 때 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자는 취지로 협의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도 고교 돕는다=2008학년도 대입에서 논술을 치는 대학은 총 45개 대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대학 홍보를 겸해 고교 교사들에게 논술 연수를 해 줄 계획이다. 서울대는 이번 겨울방학과 내년 여름방학 기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고교 교사 800명을 연수시키기로 했다. 또 내년 2월엔 논술 모의고사도 실시하고 4월엔 신입생 모집 요강을 발표한다. 연세대.고려대 등도 고교 교사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경희대와 인하대는 고교의 논술담당 교사를 논술 문제 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20일 서울 금옥여고를 방문해 교사.학부모를 대상으로 논술 특강을 한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장은 "상위권 대학들이 논술시험을 도입하는 바람에 논술을 치르지 않으려던 계획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통합 논술에 관한 노하우가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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