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쿠웨이트 선수단 도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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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경=특별취재반】이라크침공으로 나라를 잃은 쿠웨이트 망명정부의 북경아시안게임참가 선수단 1진 70명(임원 20·선수 50명)이 17일 오전6시 사우디아라비아 특별전세기(SUA7809) 편으로 북경수도공항에 도착했다.
쿠웨이트 선수단은 16일 밤늦게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단 1진 1백36명과 함께 리야드 공항을 출발, 10여 시간만에 중국에 입국한 것이다.
이날 북경 수도공항에는 이틀 전 이곳에 온 쿠웨이트 올림픽조직위원회 알 안지오베이드 사무총장 등 쿠웨이트 체육관계자 2명이 나와 이들을 영접했다.
선수단 1진은 임원 20명과 육상·수영·유도·탁구·축구 등 5개 종목 50명의 선수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서독·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전지훈련을 해 오다 1∼2주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합류했다.
쿠웨이트선수단의 한 핸드볼선수는『전쟁이나 정치는 스포츠와 무관하다』『우리는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애써 태연한 척 했으나 설움이 복받쳐 오르는 듯 목이 메 말을 잇지 못했다.
인솔책임자인 알 자이디씨(35)는 『이라크가 대회에 참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등 집중적인 질문공세에 시종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묵묵부답이었다.
한편 오베이드 사무총장은 선수단의 총 규모는 81명이며 2진도 곧 중국에 입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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