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삶의 진솔한 표현 함께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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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는 순수니 참여니 하는 쟁점을 갖지 않는다. 문단의 논란이 되고 있는 순수나 참여, 또는 절충이니 보완이니 하는 문학적이기에 영합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진지함으로 표방 없이 융화될 뿐이다.』
공장이 밀집한 안양 권 근로자들이 모여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는「안양근로 문학동인 회」는 문학에 있어 순수니 참여니 하는 2분 법을 따지지 않는다.
노동을 포함한 일상적 삶에서 오는 즐거움과 현실에 대한 고민, 삶의 현장에서의 고뇌 등을 문학이란 질박한 그릇에 어떻게 하면 진솔히 담을 수 있을까 를 함께 모색하며 삶의 의미를 캐고 있는 이들은 때문에「문단 정치」「문단 헤게모니 다툼」등 문단의 부정적 측면에서 벗어나 가장 순수한 상태에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양상공회의소가 관할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는「근로문학상」입상자들이 모여 1981년 결성 한「안양근로 문학동인 회」는 현재 회장 장영호씨를 비롯, 회원 38명이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며 산업도시로서의 안양은 물론 이 지역 문화창달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활동은 월2회 여는 문학 좌담회. 매월 첫째·셋째 금요일에 여는 문학좌담회에서는 첫째 주엔 안양거주 유명문인 초청 문학 강연회를 갖고, 셋째 주에는 동인들 스스로 합평회를 갖는다. 합평회 때는 매번 회보「글 길」을 발행, 동인작품 15편 정도를 싣고 이 작품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며 동인들의 문학적 역량을 가다듬는다.
매년 2회 펴내는 동인지『근로문학』도 이들의 역점사업. 현재 15집까지 나온 『근로문학』은 처음에는 시·산문 등만 실었으나 점차 단편소설·평론까지도 싣고 있어 이 동인지의 질적 성장을 엿 볼 수 있게 한다.
이밖에도 이들은 연례행사로 문학의 밤·시화전·시 낭송 회를 개최하며 안양시민들과 만나는 한편 동인들끼리 1박2일로 하계 문학캠프를 실시, 결속을 다지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1년 단위로 동인들의 작품을 모아 문 협 안양지부에 위촉, 수상하고 있는「글길 문학상」은 수상자에게 부상으로 한 권의 작품집을 만들어 줌으로써 동인들에게 구차한 등단제도를 거치지 않고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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