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일심회 장씨 부인 '기밀유출' 거론

중앙일보

입력

국가정보원이 일심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장민호(44.구속)씨 부인의 군사기밀 유출 의혹을 거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국일보가 3일 전했다.

일심회 사건 변호인단은 2일 서울중앙지법에 낸 손해배상 소송 소장에서 국정원이 일심회 총책 장씨에게 "너와 처를 미국에 넘겨 비밀수용소로 보내고, 자식들은 길바닥에 나앉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장씨 부인까지 거론한 것은 그가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씨의 부인은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주둔 미군 사령부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씨 주변 인사들은 장씨의 부인이 93년 무렵 한국에 돌아온 이후 최근까지 줄곧 학원 강사를 하는 등 가정주부로 생활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국정원 수사관들이 장씨를 압박하기 위해 부인의 과거 경력을 거론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은 장씨가 89 ̄93년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면서 남한 정세를 북측에 보고한 정황을 들어 부인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북한에 보낸 암호보고문에 대한 해독 작업이 끝나면 이 같은 의혹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변호인단은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을 피의사실 공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한편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김하중)는 2003년 3월 북한에 밀입국해 군사정보를 알려주고 인터넷에 이적표현물을 게재한 혐의로 민주노동당 당원 박모(42.서울 거주)씨의 신병을 1일 국정원 경기지부에서 넘겨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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