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쉼] "가을이 괴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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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고민거리'로 인식돼 온 여드름이 성인 10~30%(외국 통계)에게 돋아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잘 모른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스트레스와 화장품을 의심한다. 그는 "야근한 다음날 얼굴에 기름(피지)이 잔뜩 끼는 것은 스트레스가 그만큼 피부에 해롭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성인 여성의 여드름 유병률이 성인 남성보다 훨씬 높은 것이 화장품과의 연루설을 뒷받침한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를 성인 여드름의 유발.악화 요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한방도 마찬가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열이 얼굴로 올라가 여드름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방에서 성인 여드름 환자에게 신경 안정 작용을 하는 감초차를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화장품 중에선 오일 제품이 의혹을 받고 있다. 모공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장품에 의한 여드름이 걱정된다면 '면포 불형성'(non-comedogenic)이나 '무유분'(oil-free)이라고 표시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얼굴을 자주 만지지 않는 것도 성인 여드름의 예방법이다. 어린이.청소년 질환으로 알려진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성인 환자도 최근 증가 추세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0대와 30대 성인 아토피 환자가 각각 25%, 26%나 늘어났다.

대한피부과 개원의협의회는 "과도한 스트레스.외식 위주의 식습관.환경오염 등으로 어릴 적 앓았던 아토피 피부염이 성인이 된 후 재발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아토피도 아직 원인 불명의 질병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 오염, 식품에 오염된 농약.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킨 결과라고 추정할 뿐이다. 감미료가 다량 함유된 식품.인스턴트 식품.청량음료를 의심하는 전문가도 많다. 너무 자주 씻거나 비누 등 세정제를 과다 사용하는 것에 혐의를 두는 전문가도 있다.

이 병의 예방.완화를 위한 첫 번째 수칙은 스트레스를 가급적 덜 받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

강남성모병원 김미연 교수는 "일반 비누와 때수건 사용을 삼가고 보습용 비누와 보습 크림을 써야 한다"며 "알로에를 바르거나 소금물로 씻는 것은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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