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테러 방어 '중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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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라크에서 연일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하면서 수도 바그다드의 경비가 요새처럼 삼엄해지고 있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도심 주요 호텔과 미군시설, 국제기구 입주 빌딩 등은 외부 출입자들을 통제할 뿐 아니라 장벽까지 세우면서 웅크리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미군과 미국 기업 관계자, 각국 언론사 등이 입주해 있는 팔레스타인호텔은 두달 전까지만 해도 간단한 소지품 검사만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로웠다. 차량폭탄 테러가 호텔 코앞에서 발생하자 미군은 호텔 주변 도로 대부분을 통제하고 주위를 콘크리트 장벽으로 둘러쌌다. 주차장도 건물에서 3백m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호텔 앞엔 미군 탱크와 무장 험비지프가 24시간 경계를 서며, 호텔 로비에도 무장 군인들이 곳곳에 서 있다.

미군 시설로 쓰이는 후세인궁 주변 도로엔 최근 4.5㎞ 길이의 콘크리트 장벽이 등장했다. 폭탄테러에 대비한 조치지만 바그다드 주민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 만든 분리장벽과 똑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로통제를 비롯한 미군의 신경질적인 치안유지 방식은 시민 경제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라크의 한 상인은 후세인 통치 시절에도 이렇게 심한 통제는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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