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연예정보 프로가 가장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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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이 연예.오락 프로그램 중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에 꼽혔다. 또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SBS '한밤의 TV 연예'를 들었다.

반면 '가장 바람직한 프로그램'으로 뽑힌 것은 PD.시청자단체 활동가 모두 MBC '느낌표'였다. 오락성과 공익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에서였다.

이는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최근 인사이트 리서치에 의뢰, 연예.오락 프로그램 제작자 50명, 시청자단체 모니터링 활동가 5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 KBS.MBC.SBS 지상파 3사 PD들과 시청자단체 활동가들은 모두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상대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시콜콜한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가감 없이 전달한다는 이유 등에서였다. 그 다음은 버라이어티 쇼.재연 프로그램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문제를 낳는 구조적 이유에 대해서는 '시청률 지상주의'(34%)의 비중을 가장 크게 봤다.

이로 인해 선정성.연예인 신변잡기 방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제작자들은 현재의 스타 양성 및 관리 시스템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으로는 '오락성'이 67%로 가장 많았다. 공익성과 도덕성은 그 다음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90%의 PD가 오락성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반면 도덕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점이다. 우리 방송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왜 자주 비평의 도마에 오르는지, 이상과 현실 간, 그리고 비평자와 제작자 간의 의식차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요즘 방송사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수난을 겪고 있다.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공익성'이란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 KBS의 경우 11월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주말 버라이어티 쇼에 사망 선고를 내린 상태다.

TV 속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지금의 방향은 길을 제대로 잡은 것일까.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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