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김종환표 발라드' 다시 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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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대 한국 여성이 가장 즐겨부르는 노래 중의 하나가 김종환(40)이 부른 '사랑을 위하여'라고 한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특히 1997년 이후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고달픈 시기를 함께 겪어야 했던 많은 부부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돼주었다.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만큼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는 노랫말이 더 각별하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김종환이 6집 앨범 '나우 앤 포에버'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사랑을 위하여'에서 노래한 사랑이 '일회용'이 아니듯 애틋한 사랑 노래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 역시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노래 한 곡 한 곡의 노랫말이 어느 평험한 주부의, 혹은 평범한 월급쟁이 남편의 일기장에서 훔쳐온 마음처럼 일상에서 부대끼며 서로 상처주고 미안해하고, 다시 보듬어 안으려는 소소한 감정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내가 화를 냈을 땐 마음 다치지는 않았나요/…할 말 있어도 참고 있은 적은 없었나요'('고백') 하고 묻거나 '괜히 화가 났겠니 나도 잘못이 있겠지/ 그래 다음부턴 내가 더 참을께'('화')하고 넌지시 화해를 요청하기도 한다. '눈 뜨면 찾아오는 걱정 때문에 다투게 되고/마음에 없는 말로 너에게 상처를 줬어'('소원')라며 미안한 마음을 은근히 표현하는 것으로 사랑을 고백하기도 한다. '속상해요 가는 시간이 속상해요 또 오는 세월이/가시같은 현실의 강을 건너가도 난 네가 있어 괜찮아/…다시 한 번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때도 너였으면 해'라는 '사랑이여 영원히'는 멜로디나 가사의 절절함이 '사랑을 위하여'의 진정한 후속곡으로 꼽혀도 손색이 없다.

김종환은 이번 음반에 수록한 열 두 곡의 노랫말과 곡을 직접 만들고 프로듀싱도 했다. "1집 '존재의 이유'부터 지금까지 앨범을 전부 신곡으로 채워왔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내 노래가 많은 사람, 연인과 부부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천여명의 전국의 주부노래교실 회원들의 모니터링을 거쳐 발표된 이번 음반은 발표되자마자 '고백'과 '사랑이여 영원히'가 열띤 호응을 받아 또 한 차례의 '김종환 발라드' 바람이 점쳐진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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