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부 대대적 진압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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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소요 사태가 지속된 멕시코 남부 오아하카 거리에서 29일 버스가 불타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수천 명의 연방 경찰을 동원, 진압 작전을 벌였다. [오아하카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5개월째 소요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남부 오아하카 지역에 29일 연방 경찰을 투입,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벌였다.

연방 경찰은 이날 장갑차와 헬기까지 동원, 바리케이드를 뚫고 도심으로 들어가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던 중앙 광장을 장악했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멕시코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이곳은 한순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와 최루탄 가스가 도시를 뒤덮었다. 격렬하게 저항하던 시위대는 날이 어두워지자 도심을 포기하고 대학가로 흩어졌다. 시위대 관계자는 "경찰의 총격으로 한 명이 목숨을 잃고 두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멕시코 소요 사태는 올 5월 교사들의 파업에서 비롯됐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시위에 좌파 운동가와 학생, 인디오 원주민들이 가세하면서 시위대는 7만 명까지 불어났다. 이후 주 정부가 교사들의 요구와 크게 차이가 나는 제안을 내놓자 성난 시위대는 도심 광장으로 진출해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의 요구는 주지사 사임 등 정치적 문제로 확대됐다. 제도혁명당(PRI) 소속의 울리시스 루이스 주지사가 2004년 선거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했다는 것이다.

소요 사태 이후 130만 명에 이르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정상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혈 충돌이 빈발하면서 호텔과 식당이 문을 닫았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의 지원 요구를 번번이 묵살해오다 27일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로 미국인 다큐멘터리 작가 등 세 명이 숨지자 연방 경찰 투입을 결정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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