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황장엽씨 철통 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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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27일(미국시간) 오후 1시45분쯤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 미국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黃씨는 미 인권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초청을 받았으며 다음달 4일까지 머무르는 동안 백악관.국무부.국방부의 고위 인사 및 미 의회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북한 김정일 체제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수양딸과 함께 공항 심사대를 통과한 黃씨는 미 국무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黃씨의 신변안전 책임을 맡은 국무부는 黃씨의 숙소와 자세한 일정 등을 보안에 부쳤다. 黃씨는 방미기간 중 교포들과 간담회를 하고 워싱턴의 한 교회에서 예배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할 계획이었으나 국무부가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은 黃씨의 방미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문서화된 형태의 안전보장 제공을 검토하는 등 유화적 국면에 이뤄져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가 黃씨의 방문에 맞춰 30일 북한청문회를 개최키로 전격 결정함에 따라 黃씨의 참석 여부가 예민한 관심을 끌고 있다.

黃씨는 29일 오전 워싱턴에 주재하는 일본의 TBS.NTV.TV아사히 등과 일본어로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黃씨는 다음달 3일에는 대북방송을 하고 있는 자유아시아(RFA)방송국과 '미국의 소리'(VOA)방송국을 방문, 인터뷰를 한다. '미국의 소리' 관계자는 "黃씨와의 인터뷰는 한국어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黃씨의 메시지가 방송을 청취하는 북한주민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黃씨의 장남(43)이 북한 아오지 탄광에서 '사고'를 당해 평양에 이송된 상태라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외교소식통을 인용, "黃씨의 장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평양으로 옮겨졌다"며 "黃씨의 1남2녀 중 외아들인 그는 미국을 방문 중인 黃씨의 입을 막기 위한 '인질'이며 그의 사고는 黃씨에게 (미국방문 중)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협박"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도쿄=김현기 특파원, 사진=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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