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등 구호단체 철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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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지난 27일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에 이라크전을 주도했던 미국.영국의 지도자들은 "물러서지 않겠다"며 일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충격에 빠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즉각 직원 철수 준비에 나섰고, 일부 외신들은 이라크 재건이 기로에 와있다고 분석했다.

ICRC의 안토넬라 노타리 대변인은 28일 "이라크에서 ICRC의 외국인 직원들을 철수시킬지를 수일 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CRC는 이라크에 외국인 35명, 이라크인 8백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세계의 의사들' 등 일부 구호단체도 철수를 고려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ICRC 등 민간단체의 철수는 이라크 재건과 구호 활동에 국제기구와 각국의 참여를 독려해온 미국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7일 "우리가 이라크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룰수록 (테러에 나선) 살인자들은 더욱 절망적으로 된다"며 "(나는) 평화 회복을 위해 이라크인들과 협력하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라고 말했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도 "폭탄 공격은 테러 세력이 이라크인들의 고통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공격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BBC는 "이라크는 안정 혹은 혼란으로 가는 기로에 서있다"며 "이번 테러로 저항세력은 바그다드와 '바트당 삼각지대(후세인 추종세력 밀집 지역)'를 마음대로 오가며 동시 다발 공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도 "이번 테러는 저항세력이 미군에 대항하는 게릴라전의 새로운 단계를 연 것"이라고 전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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