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의무 상영 일수 축소 싸고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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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영화인 협회 집행부·극장 협회 등이 뜻을 같이한 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화인 57명이 「한국영화 상영일수 축소 저지 위원회」를 발기하는 한편 영화학회·영화평론가협회가 스크린쿼터 하향 조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유현목·김수용·임권택·이장호씨 등 감독 37명, 정일성씨 등 촬영기사 5명, 송길한씨 등 시나리오 작가 5명을 비롯, 영화음악작곡, 조명·기술분야 10명 등 모두 57명이 발기인이 된 「한국영화 상영 일수 축소 저지 위원회」는 발기문에서 『스크린쿼터가 줄어들면 ▲극장에서 제작자에게 요구하는 하루 관객수의 커트라인이 상향되고 ▲한국영화가 비수기에 집중되는 등 극장주의 입지가 더욱 강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 같은 극장주의 영향력 강화는 결과적으로 한국영화 제작기피현상을 불러오고 나아가 영화인들의 생존권을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지위는 영화인협회 집행부의 스크린쿼터 하향조정 동조가 모든 영화인의 뜻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영협 소속 영화인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성명을 발표한 안병섭·민병록 교수 등 영화학회 회원일동은 『직배 미국영화의 시장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영화를 지금보다 덜 상영하자는 일부 영화인의 주장은 주객이 뒤바뀐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므로 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영화평론가협회도 『마지막 남은 한국영화의 보호책인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직배업자들의 주장과 같다』며 『스크린쿼터 하향조정을 통한 영화제작편수의 축소로써 양질의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은 많은 영화, 두터운 영화 인력 속에서 양질의 영화가 나왔다는 경험칙에 미뤄보아 모순되므로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운동을 벌이는 영화인들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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