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과학자들 서울에 「항공우주박물관」세운다-한미항공우주협회서 서울시와 부지 확보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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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이 대규모 항공우주박물관을 서울 강북지역에 건설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과학분야에서 「한국의 스미소니언」이 될 이 박물관 건축계획을 주관하고 있는 한미항공우주협회(회장 김환식)는 이미 2년전부터 국내 정부당국과 접촉, 서울시로부터 박물관 대지 1만8천여 평을 제공받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유력한 부지는 있으나 부동산투기 등의 우려 때문에 장소공개는 아직 하지 않고 있는 상태.
14명의 재미과학자로 구성된 이 협회는 박물관 건설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기술감독·건축설계·아이디어제공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그 동안 이 계획은 순수성을 보전하기 위해 전액 정부투자로 구성돼 왔으나 예산확보가 잘 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협회는 시설투자에 참여할 민간업체를 선정키로 했는데 시설투자비는 82억원 규모로 밝혀졌다.
시설투자업체에는 20년간 운영권을 부여할 방침.
현재 협회는 5건의 조감도를 서울시에 보내놓고 있는데 민간업체가 선정되는 대로 빠르면 내년초에 박물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난88년 서울올림픽 때 선수촌에 꾸며진 우주관을 보고 실망이 컸다』고 전제, 『2세들에게 과학하는 심성을 길러 줘 앞으로의 우주시대에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고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협회가 설계한 우주박물관에는 ▲우주선 모형 ▲우주정거장 모형 ▲항공우주과학의 역사관 ▲실험공작실 등 우주과학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현재 이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국방부납품업체 등을 포함, 대부분 미 항공우주국 (NASA)과 직·간접적인 연계를 맺고 있어 박물관 건설추진과정에서 미 항공우주과학분야의 상당한 노하우가 이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협회 과학자들은 오는 10월 충남 대덕 과학연구단지에서 열리는 국립과학기술원 개원세미나에 참석, 실무협의를 거쳐 마스터플랜을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협회는 시설투자에 참여할 업체를 공개 선정키로 한 취지문에서 『우리나라에는 자연스럽게 자연과학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첨단기술의 항공우주시설로 2세들에게 무한한 꿈을 심어줄 업체를 찾는다』고 밝혔다. 【로스엔젤레스지사=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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