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주는 주옥같은 「춤 시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요즘 공연중인 아메리칸 댄스 페스티벌은 우리가 지금까지 접해온 공연 위주의 춤 페스티벌과 달리 참가자를 대상으로 강의나 실기, 워크숍과 공연이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에 특징을 갖는다.
말하자면 이것은 관객을 위한 행사라기보다 무용가 또는 무용 학도들이 실기 훈련을 통해 새로운 기법을 접하고 공연에서 그 기법의 활용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발전을 꾀하는 행사다.
특히 이 페스티벌은 가능성 있는 신진들을 교수진이나 공연자로 선발해 이들을 발굴하고 첨단 사조를 정착시키는 역할에서부터 현대 춤의 원자재가 되는 아프리카 춤이나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현대무용 초창기 춤들이 학습 자재로 등장돼 눈길을 끌었다.
과거 대부분의 무용 행사라는 것이 대체로 규모 자랑에만 그치고 이렇다할 자국도 남김 없이 끝나곤 했는데 반해 이번 행사는 규모도 최대이면서 국제 춤 사회에의 실질적인 동참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 그 가치가 크다.
흑인 무용 데이톤 무용단 공연 (7월31일∼8월3일, 문예 대극장)은 주로 60년대 이후 유명 흑인 안무가 작품을 재연하고 있는 주역인 앨빈 에일리가 힘의 대조를 통해 극성을 얻고 있는 『흐름』을 비롯해 미국 역사 속의 흑인의 삶을 그린 『할렘가의 블루스』 등을 보여주었다.
그런 과거의 것들은 오늘의 감각과는 꼭 맞지 않으나 현대 춤이 늘 새로운 테크닉만을 추구한 나머지 잃어버린 보석 같은 춤 시어들을 다시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