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족대회 예비회담 북한측 끝내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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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민련안 수용안됐다” 이유로/남측ㆍ해외대표만 참석 개막/북측선 연락관 재접촉 요구/정부,합의준수 요구 마중 안나가
남북한 및 해외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범민족대회 2차 예비회의는 북한이 회의장소및 안내방법등을 이유로 불참,북한을 제외한 채 남한과 해외동포대표만이 참가한 가운데 27일 시작됐다.
범민족대회 북측 준비위원회대표단은 26일 오후 10시 평양방송을 통해 27일 오전 9시 다시 판문점으로 나가겠다고 발표하고 27일 전통문을 통해 이를위한 연락관 접촉을 요구했으나 우리측은 이를 거부했다.
북한은 27일 오전 11시24분 우리측에 직통전화를 걸어 우리측이 제안한 숙소ㆍ회담장 편의제공 등에 대폭 양보할 것을 제시하고 연락관 접촉을 요구해왔다고 정부당국자가 밝혔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귀측이 26일 오전 쌍방연락관 1차 접촉에서의 합의사항을 조건없이 지키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다면 우리측은 귀측 인원들의 판문점 통과시각을 협의하기 위한 연락관 접촉을 갖겠다』고 이날 낮 12시28분 통보했다.
정부당국자는 이와관련,『이제 더이상 북한측의 장난에 놀아날 수 없다는 게 정부입장』이라며 『북한측이 26일의 신변안전ㆍ편의제공 등에 관한 최초 합의사항을 지키겠다는 전통문을 보내 오기 전에는 연락관 접촉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진각에 나와있던 전민련의 임시추진본부측 환영단 30여명은 남북한대표의 만남이 실현될 가능성이 다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희택 전민련대변인은 『이제 남북한대표 차량동승문제등 미미한 문제만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병보통일원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발표,『북한측이 진정으로 범민족대회를 성사시킬 의사가 있다면 남북간의 합의사항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구태의연한 태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측은 26일 전금철 조평통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대표단과 취재기자 10명등을 판문점까지 보냈으나 우리 정부당국과의 합의를 번복,전민련의 직접안내와 전민련이 지정한 아카데미하우스를 숙소와 회담장소로 할 것을 요구하며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다.<관계기사2,3,15면>
남북 양측은 이날 판문점에서 모두 7차례의 연락관 회의및 접촉을 가졌는데 전민련이 이날 오후 뒤늦게 『정부가 정한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숙소와 회의장으로 하는등 정부측 방침에 따르겠다』고 결정을 바꾸었으나 북측은 전민련이 당초 제시했던 회의장과 숙소를 고집하며 서울행을 끝내 거부했다.
남북 양측은 26일 오전 7시30분부터 열린 1차 연락관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의 숙소및 회담장소를 인터컨티넨탈호텔로 하고 신변안전보장과 편의제공은 상대방의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는 8개항에 합의했었다.
북측은 그러나 전민련 영접단과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에 도착하자 태도를 돌변해 숙소및 회의장소는 전민련이 정한 대로 해야 하고 안내도 전민련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하며 우리 정부는 관여치 말라는 주장을 폈다.
우리 정부측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판문점의 전민련 영접대표 3명과 현장에서 협의,숙소문제등에 대해 정부안을 따른다는 양해를 받았고 임진각에서 환영행사를 준비하며 대기중이던 전민련 주축의 범민족대회 임시추진본부도 정부측 요구를 모두 수용키로 결정했었다.
추진본부의 김희택대변인은 회의뒤 『이번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추진본부는 정부측 요구를 모두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북한측은 회의가 결렬될지도 모를 이 시점에서 우리의 결정이 불가피한 것임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판문점의 우리 당국은 오후 4시 북측에 최종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전민련이 직접 안내하고 숙소도 전민련이 정한 곳이 아니면 남쪽으로 갈 수 없다』고 말한 뒤 이후 일체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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