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공짜로 지어달라” 요구(주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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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경ㆍ시청,기업에 3층 건물 무상기증 공문/내부집기 제공도… 거절하다가 끝내 응해
○…롯데그룹이 서울 남대문경찰서 소공파출소 신축과 관련해 서울시ㆍ시경 등의 강력한 요구를 받은 끝에 부지ㆍ공사비용ㆍ내부집기 일체 등을 부담,이달중 착공키로 했다고 25일 밝혀 큰 물의가 일고 있다.
롯데관계자들에 따르면 88년 5월6일 롯데측이 현재 파출소로 사용되고 있는 소공동 롯데신관∼구관사이의 30평규모 임시가건물이 고객통행에 장애가 된다며 철거를 요청하자 서울시와 경찰이 수차례에 걸쳐 롯데호텔옆 축대위에 연건평 47.18평의 3층짜리 새 건물을 무상으로 지어 집기일체와 함께 기증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롯데측은 이에따라 대지 10여평에 대한 땅값 10억여원과 건축비 1억1천만원,집기 등 시설비를 포함해 모두 12억원정도의 부담을 안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측에 따르면 가건물 철거를 요청하자 서울시는 9월2일과 10월10일,서울시경은 9월4일 각각 공문을 보내 롯데호텔 주차장 출입구에 파출소건물을 건축해 줄것을 잇따라 요구했다는 것.
이에대해 롯데측은 같은해 10월10일 서울시경에 공문을 보내 『파출소대지 및 건물은 국가시설이므로 국가예산으로 구입ㆍ건축ㆍ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며 그동안 파출소에 회사공간을 제공한 것은 경찰치안 업무에 대한 협조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못박고 『롯데가 파출소건물을 신축해야할 법률적의무는 전혀없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계속되는 압력에 결국 신축기증을 약속했다는 것.
이에대해 남대문경찰서 김창옥경무과장은 79년9월 롯데건물 일부를 소공파출소 시설로 무기한 무상임대 받았던만큼 연고권이 있으므로 무상신축을 요청하는 것은 무리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소공파출소는 66년8월 소공동 87 국제관광공사소유 대지 15평에 국비예산으로 파출소건물을 신축,개소했으나 75년3월 대지가 롯데호텔에 매각된 이후 롯데가 건물을 임대해 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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