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불화… 동반소사/40대 홀아비/입원한 병원찾아가 불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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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른 환자 6명도 중화상
내연의 처와 불화를 일으킨 40대 남자가 내연의 처가 입원중이던 병실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두사람이 불에타 숨지고 같은 병실에 입원중이던 환자 6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21일 오후2시15분쯤 서울 개봉1동 353 도영병원(원장 이도영ㆍ55) 3층 13호실에서 이근호씨(42ㆍ중국음식점주인ㆍ성남시 태평동 609)가 입원 치료중이던 내연의 처 박길자씨(35ㆍ인천시 숭의3동 114)의 온몸과 침상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후 박씨를 껴안고 동반자살했다.
또 이 불이 같은방 옆침대에 옮겨붙어 입원환자 이재범씨(71ㆍ서울 개봉1동 119) 등 환자 6명중 5명은 각각 2∼3도의 중화상을 입고 인근 고대 구로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같은 병실 입원환자 이미라양(9)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10분쯤 이씨가 2ℓ짜리 흰색 플래스틱 석유통을 들고 들어와 박씨가 잠들어 있던 침대로 가 침대시트와 박씨의 얼굴ㆍ몸 등에 석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뒤 불이붙은 박씨의 몸을 껴안고 함께 숨졌다는 것이다.
혼자사는 이씨는 지난해 12월중순 두자녀가 있는 과부 박씨를 만나 서울 오류2동에서 중국음식점 가든반점을 함께 운영하며 동거해오다 13일 오후2시쯤 서울 개봉1동 353 라자여관 309호실에 박씨와 함께 투숙,박씨의 두자녀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던중 박씨가 창문을 통해 10m아래로 투신,전치 8주의 골절상을 입고 도영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날 불은 7평크기의 병실내부와 침상 6개를 모두태워 5백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분만에 꺼졌으나 당시 병원안에 있던 환자ㆍ가족 등 1백여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느라 큰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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