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웅 3번째 회고 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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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77년, 37세로 요절한 서양화가 박길웅 회고전이 8월22일까지 워커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KBS주최 회고 전(84년)과 국립현대미술관주최 회고 전(8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마련된 이 전시회는 90년대의 시점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소외의 아픔을 창조적 고집으로 버틴 화단의 이단아」로 불릴 만큼 그는 격정적인 짧은 생애동안 국내화단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29세 때인 69년, 제18회 국전에서 추상회화로서는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각광받았으나 늘 타협을 거부하고 외로움 속에서 새로운 예술세계를 모색했다.
그는 60년대 이후 유행한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회화를 자신의 독자적인 회화로 소 화해 낸 작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유연한 선과 흔적으로 차가운 기하학적 추상에 따뜻한 서정성을 부여했다.
그는 20여 년의 짧은 화력에도 보기드물게 많은 작품을 남겼다. 유화 80점, 드로잉 5백 점, 판화 4백 점 등 1천2백여 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표작 80점은 그의 유언에 따라 국립현대박물관에 기증됐으며 1천여 점이 기탁되어 있다.
이번 회고 전에는 미망인인 박경란씨 소유의 미 공개 작을 포함해 64년 이후 77년까지의 대표작 50여 점이 연대별로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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