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교 대비 한국과 집중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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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련의 대학 중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가장 근접해 있고 따라서 한반도 문제 연구에 있어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극동국립대학의 블라디미르 쿠릴로프 총장(43)이 경남대 초청으로 방한했다.
레닌그라드 대에서 노동법을 전공한 쿠릴로프 총장은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채택된 총장 직선제에 의해 뽑힐 만큼 열렬한 페레스트로이카 지지자인 듯 했으며, 총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젊은 나이지만 상당히 신중한 언동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비중을 느끼게 했다.
-방한동기는.
『지난해 경남대 박재규 총장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합의했던 학술 교류를 구체적으로 협의하기 위해왔다. 그리고 온 김에 한국 교육계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있으며,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보고 싶다.』
-극동 국립 대학은 극동지역 연구를 위해 설립된 곳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 규모와 연구활동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 대학은 1899년 극동지역 연구소로 설립되었다. 설립 초기에는 말 그대로 태평양 연안 국가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했었다. 그러나 점차 연구 영역이 확대되고 극동지역의 중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1920년 정식 종합 대학으로 승격했으며, 지금까지 극동지역의 유일한 종합 대학이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연구 활동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에 대한 연구는 10개 단과 대학중 동양학 대학의 한국과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과에는 40명의 학생과 7명의 교수가 있는데 교수 중 2명은 한국계다.
작은 규모지만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카차흐스탄 알마아타시의 알마아타국립대와 모스크바대 등 일부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다.
동양학 대학 내에서 한국과는 지금까지 중국과나 일본과 보다 덜 중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만간 한소 국교 정상화가 불가피하고 학술 교류의 길이 트인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연구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며 우리 대학 측도 한국과를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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