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후 전국 26곳서 공기 측정 "남한 방사능 오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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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리나라 전역에서 방사선 누출과 관련된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과기부는 9일 낮 12시부터 12일 현재까지 전국 26개소에 설치된 무인 방사선 자동 감시망의 감시 주기를 15분에서 2분으로 단축해 운영한 결과 방사선 측정치는 평상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문기 과기부 원자력국장은 "지금까지의 방사선 측정치만을 볼 때 남한 지역의 방사능 오염은 없다"며 "이 상황에서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9일 오전부터 10일 밤까지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상공의 기류가 계속 동북동 방향을 유지한 것도 방사성 물질을 탐지하기 힘든 요인이었다고 이 국장은 덧붙였다.

전국 12개 방사능 측정소에서 24시간 공기 중 먼지를 포집해 방사능 농도를 측정한 결과에서도 자연 방사능 농도 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핵실험 이후 주로 나타나는 지르코늄(Zr).루테늄(Ru).세슘(Cs).세륨(Ce) 등 방사성 핵종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들 방사성 핵종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핵실험 등에 의해 인공적으로만 만들어지는 원소들이다.

이 국장은 또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과 관련, "지하수가 백두대간을 따라 남한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해 남한의 지하수를 직접적으로 오염시킬 가능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며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지하수 방사능도 계속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서울.강릉.춘천 등 3개 지방측정소에서 매주 1회 지하수 시료를 채집하기로 했다. 과기부는 11일 강릉과 춘천 지역에서 채집한 빗물 시료를 분석한 뒤 방사능 물질 함유 여부를 13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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