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공산당대회 연기검토/보혁 당권다툼 막게/옐친등 개혁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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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르비 입지약화 우려
【모스크바 APㆍAFP=연합】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옐친은 26일 다음달 2일로 잡혀있는 소련 공산당 제28차 당대회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옐친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당대회에서 보혁세력이 분열,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지도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당내 개혁주의자들이 다음달 2일로 예정돼 있는 당대회를 연기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친을 비롯한 개혁주의자들은 당대회가 늦춰지는 것을 바라고 있으나 고르바초프는 이 문제에 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모스크바의 한 서방외교관은 당대회가 연기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혁주의자들 사이에서 공산당대회 연기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지난주 러시아공화국 공산당대회에서 보수강경파가 당제1서기로 선출되는 등 반개혁ㆍ반고르바초프세력이 입지를 크게 강화함으로써 이번 당대회에서 보혁간의 치열한 당권경쟁이 벌어져 내분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소련공산당은 앞서 당초 내년에 열기로 돼있던 제28차 당대회를 고르바초프의 개혁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2일로 앞당겼었다.
옐친은 당대회를 연기할 것인지의 여부가 앞으로 열릴 당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 중앙위 개최일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공산당대회를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당대회를 여는 것은 페레스트로이카의 지지자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변인인 아르카디 마슬레니코프는 당대회의 연기문제에 관해 일체 논평을 하지 않으면서 당대회의 개최일자는 당중앙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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