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가스 누출 주민 대피소동/울산 선경공장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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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독한 식초냄새 풍겨 3천명 구토ㆍ두통/농작물 피해도
【울산=김형배기자】 22일 오후2시10분쯤 울산시 황성동 석유화학단지내 ㈜선경인더스트리(대표 이승동) 폴리에스터섬유 제조공장에서 액화초산의 반응기 펌프덮개 고장으로 초산이 10여분동안 누출돼 인근 황성동일대 주민 3천4백여명이 구토와 두통을 일으켜 대피소동을 벌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을에서 6백여m떨어진 선경공장에서 진한 식초냄새가 풍겨오면서 눈이 따갑고 두통과 함께 심한 구토가 났다.
피해주민 가운데 김복덕씨(62ㆍ여ㆍ황성동성외부락) 등 36명은 두통증세가 심해 한때 실신해 울산시내 백천ㆍ동강병원 등에 입원,응급치료를 받은뒤 오후10시쯤 모두 퇴원했다.
선경측은 사고가 화학섬유 제조용 반응기와 연결된 펌프 덮개가 압력에 못이겨 터져 공업용 액화초산이 기화되면서 때마침 불어온 남동풍을 타고 인근 마을로 번져 일어났다고 밝혔다.
선경측은 사고가 나자 응급복구에 나서 10분만인 오후2시20분쯤 액화초산 공급을 중단하고 덮개부분을 수리했다.
주민들은 23일 사고대책위를 구성,모내기가 끝난 벼논과 참깨ㆍ고추밭 등에 대한 피해를 조사해 회사측에 보상을 요구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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