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부자관계 퍼즐 맞추듯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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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쿠르조 부부가 죽은 영아의 친부모라는 사실을 100% 확신하고 있었지요."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박기원(45.사진) 유전자연구실장은 "D

NA 분석기법은 실수가 없는 과학"이라며 "국내 과학수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유전자 분석기법이 도입된 것은 1991년. 89년부터 국과수에서 근무해온 박 실장은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95년), 중국 민항기 김해 추락 사건(2002년) 등에서 현장 팀장을 맡는 등 유전자 수사의 산증인이다.

-유전자 분석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건 당사자가 모두 출국해버려 증거품들의 미세한 흔적으로 범인을 추적해야 했던 만큼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빗.귀이개.칫솔 등 증거품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쿠르조의 타액을 확보하고 있어 부자 관계는 쉽게 확인했다."

-모자 관계는 어떻게 밝혀냈나.

"헤어 드라이어용 빗과 귀이개에서 베로니크(쿠르조의 부인)의 DNA가 검출됐다. 이 DNA를 영아의 DNA와 비교해 모자관계를 파악했다. 이후 경찰이 베로니크가 자궁 적출 수술한 산부인과를 찾았고 거기서 받은 DNA가 빗과 귀이개의 DNA와 일치해 확신을 갖게 됐다."

박 실장은 "마치 퍼즐을 맞추듯 증거들을 하나씩 찾아 결과를 도출했을 때 말로 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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