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사랑따윈 필요없어' 제작보고회 문근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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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나서는 '국민 여동생'문근영이 성인 멜로 연기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포스터 속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고 가녀린 생머리는 부드럽게 날렸다. 호스트와 사랑에 빠진 스무 살 시각장애인이 그녀의 역할이다. 이제 소녀에서 여인이 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는 파격 대신 부드러움을 택한 듯하다. '성인'보다는 '멜로'에 중점을 둔 것이다.

드디어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문근영. 원피스인지 투피스인지 구분이 가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저지 소재의 편안해 보이는 의상이다. 색깔은 어두운 회색. 면을 니트 형태로 짜서 만든 저지는 특유의 신축성과 편안함이 장점이다. 몸에 꼭 맞게 입는다면 몸매를 확 드러내 섹시하게 보일 수 있고, 헐렁하게 입는다면 부드러운 우아함이 풍긴다. 몸매가 살짝 드러났지만 무채색 계열이어서인지 차분해 보인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은근히 드러나려던 어깨선을 살짝 덮는다.

하지만 상의의 풍성한 주름은 회색빛 옷에 여성스러움을 살려줬다. 특히 가슴까지 내려온 화려한 무늬의 레이스는 이제 막 시작된 그녀의 '숙녀 인생'을 살짝 보여주는 듯하다.

처음 맞는 대학 생활하랴, 영화 찍으랴 힘들었다는 문근영. "영화에서 일부러 성숙해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스스로의 말처럼 그녀를 '여인'으로 만드는 것은 세월일 터. 배우 문근영에게 " 어서 '소녀'에서 '숙녀'로 거듭나라"고 재촉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게 아닐까. 생머리와 '생얼'에 가까운 메이크업을 고집하고 있는 그녀에게 이 같은 요구는 아직 무리이지 싶다.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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