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보다 국제성 더 중요”(해외경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21세기 바람직한 기업상 조사/「강한 재무력」ㆍ「도전정신」퇴조/「외국이해」ㆍ「국제적 센스」부각
『한가지 목표를 향해 저돌적으로 매진하는 기업이 일본을 대표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21세기에는 풍부한 인재,높은 기술력과 함께 외국에 대한 이해가 기업경영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일본기업들이 스스로 그린 21세기의 바람직한 자화상이다.
일본의 유력민간조사기관인 「21세기 조사위원회」는 최근 일본주요기업의 중견간부 2만명에게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시돼야할 요인」을 묻는 앙케트조사를 실시했다.
30개항목을 제시하고 현재와 미래(21세기)로 나눠 물은 결과 「좋은 기술력」과 「풍부한 인재」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나란히 1∼2위로 꼽혀 기술ㆍ인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반영했다.
그러나 현재에 관한 30개 항목중 중요도 3위로 꼽힌 「강한 재무력」은 미래에는 23위,7위인 「도전정신」은 19위에 그쳤다.
특히 현재 4위인 「시장지배력」은 미래에는 29위,6위인 「단결력」은 30개 항목중 맨 꼴찌인 30위로 전락,21세기에는 이들 요소가 더이상 중요시될 수 없을 것으로 응답됐다.
반면 현재는 중요도 22위로 꼽힌 「해외 각국의 이해」가 미래에는 3위로,16위인 「국제적 센스」는 6위로,25위인 「국제적인 기업이념」은 7위로 각각 올라 21세기에는 국제성이 크게 강조 될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문제」「경제질서」도 현재는 27∼28위로 별로 중요하지 않으나 21세기에는 각각 10,13위로 올라 상당히 중시될 것으로 응답됐다.
즉 인재와 기술을 제외하고는 현재와 미래의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요인들이 대거 자리바꿈을 한 셈이다.
이 위원회는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단결ㆍ시장점유등 「힘」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국제성ㆍ다양성등 「관계」를 중시하는 쪽으로의 의식전환』이라는 주석을 달았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고장나지 않는 값싼 제품을 만들어 시장이라는 게임에서 이기는 것」만이 더이상 능사가 아님을 일본인들 스스로가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민병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