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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표 10장 예매하는 데 결제 10번 반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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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런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왕복 10장을 예약하는 데 짜증스럽기가 그지없었다. '카드번호, 카드유효기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는 똑같은 결제 절차를 10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이 좀 편해질까 싶어서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 코너는 눈에 띄지 않았다.

낭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탑승을 하니 예약한 것과 좌석 배치가 다르지 않은가. 알고 보니 고속버스 회사마다 좌석번호 배치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독점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고속버스보다 더 독점적인 철도도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한국철도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라. 필요한 만큼 열차편을 선택하고 한 번만 결제 절차를 거치면 그만이다. 사기업에 비해 대체로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던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도 요즘은 그처럼 불편하지 않다. 대법원의 인터넷등기소를 자주 이용하는데 등본을 원하는 지번을 선택한 후 한 번의 결제 절차로 끝이다.

그렇다면 '서울고속' 경영진의 고객 서비스 의식 수준이 문제일까. 아니면 인터넷 예매제를 운용하는 '운송조합' 직원들의 인터넷 관리 수준이 문제일까. 고속버스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서울고속'과 '운송조합' 측에 요구한다. 고객의 불편을 덜도록 예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달라. 또한 요즘 같은 시대에 회원제 운영은 서비스 차원 이전에 당연히 시행해야 할 제도가 아닐까. 좌석번호 배정의 표준화가 그리 어려운 일인지도 물어보고 싶다.

김소연 대전시 서구 둔산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