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북핵악재 회복하는데 얼마 걸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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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관련소식이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했을 경우, 지수가 전일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평균 2~3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북한의 핵개발 시인.봉인제거.NPT탈퇴.미사일 발사 등 2000년 이후 북핵관련 악재가 터진 14번의 사례 중 하루 만에 전일지수를 회복한 경우는 6번(4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한이 핵봉인을 제거했다고 선언했던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4일 이내에 지수를 회복했다. 평균 소요일은 1.92일. 다만, 핵봉인 제거를 발표한 지난해 12월23일 이후로는 올해 상반기 내내 대세하락기가 계속되면서, 691.38까지 떨어졌던 지수가 7일후 666.71까지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를 7일 후 회복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평균 회복일은 2.29일이 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는 소식에 32.60포인트(2.41%) 떨어진 1319.40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 8일과 13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으로 각각 3.45%, 2.9% 하락한 데 이어 가장 큰 낙폭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303.62까지 떨어지면서 1300 붕괴 위험에 직면하기도 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2000년 이후 북핵 및 미사일 관련 문제가 거론됐던 6번의 사례 중이 후 일주일 간 주가가 내린 적은 단 한 차례"라며 "2002년 12월의 북핵 동결 해제 조치 개시이후 주가가 한 주일 후 5.3% 하락한 것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그만큼 우리나라 증시는 여러 차례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내성을 갖추게 됐다"며 "일부에서는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걱정하는데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어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과거 90년대에도 한반도에 지정학적 위기가 닥쳤지만, 일시적인 흔들림 후 회복하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박효진 연구원은 93년 10월 북한의 NPT탈퇴, 94년 2월 이후 북핵사찰 허용 및 7월 김일성 사망 당시 시장이 단기 급조정을 받았지만, 지속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98년 8월 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본격적인 장거리 발사능력을 과시했던 경우에도 경제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는 못했고, 외국인 매매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당초 4분기에 강한 상승세를 예상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인정할 수밖에 없고, 북핵문제는 국내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 충격으로 코스피 지수가 1280에서 1350포인트 사이에서 시소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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