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업] 현진소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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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시 큰 손인 국민연금이 사모펀드(PEF)를 구성해 지난달 18일 첫 투자업체를 결정한다고 했을 때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기울였다. 뚜껑이 열린 결과 첫 번째 영광을 안은 업체가 현진소재였다. 이 회사는 부산에 본사를 둔 선박엔진용.풍력발전기용.석유화학 플랜트용 부품을 생산하는 자유단조 전문업체.

현진소재의 주가는 국민연금 PEF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발표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설비증설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시각도 많아 '용기 있는 소수'가 택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 대규모 유상증자는 부담=상장주식의 19%에 해당하는 231만6000주를 발행가 1만5140원에 'H&Q국민연금 제1호 사모투자 전문회사'와 대주주에게 배정할 예정이다. PEF 몫은 198만주, 대주주 몫은 33만주다. 이를 통해 조당되는 자금 350억원 중 31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4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현진소재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이미 지난해부터 이번까지 세차례나 증자를 해 주가가 희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진소재 측은 증자로 끌어 모은 돈을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조선과 풍력발전 등에 대한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증자 물량이 1~2년간 보호예수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투자가치가 있다고 대신증권은 덧붙였다.

◆ 자회사 상장은 호재=지분 66.7%(공모 후 기준 46.5%)를 갖고 있는 자회사 용현비엠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10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다. 주당 공모가가 9000원으로 확정되면서 현진소재가 보유한 용현비엠의 지분가치만 약 180억원에 이른다.

CJ투자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유상 증자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주가가 한 때 약세를 보였지만 증자 자금이 회사의 질적인 발전을 위한 곳에 쓰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CJ투자증권은 목표가격을 2만2700원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만250원으로 정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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