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 「프랑스형」 나토 잔류를”/고르바초프 새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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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사동맹 고집땐 난관 봉착
【모스크바 UPI 연합=본사 특약】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은 26일 통일독일이 프랑스처럼 정치적으로만 나토회원국이 된다면 38만명에 달하는 동독주둔 소련군을 철수하고 군축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소련을 방문중인 미테랑프랑스대통령과 회담을 끝내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통일독일이 나토정회원국이 돼야 한다고 서방측이 끝까지 주장한다면 군축회담과 소련군 철수문제는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새 타협안으로 통일독일의 프랑스형 나토잔류를 제안했다.
그는 미테랑대통령과의 회담중 4분의3의 시간을 독일문제토론에 할애했다고 말하고 『독일통일문제는 대부분 독일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외부적인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이 나토정회원이 돼야한다는 어떠한 주장도 재래식무기 감축회담등에서 유럽의 안전을 위해 이뤄진 모든 진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독일의 통일이라는 이 변혁을 양대군사블록을 비무장화하는 기회로 삼을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통일독일이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어느쪽에도 가입하지 않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테랑 대통령은 『독일인들이 자신의 입장을 스스로 경정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통일독일이 나토가입을 선택할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미테랑 대통령은 이어 통일독일이 나토에 잔류한다면 소련은 물론 다른 유럽국가의 안전도 보장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는 지난 66년 드골 대통령 당시 나토로부터 군대를 모두 철수했으나 정치적으로는 나토 회원국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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