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잘하는 사람의 5가지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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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이 협상을 잘 할까? 협상에 대한 강의에는 반드시 직접 협상하도록 하는 과정이 있다. 이론만으로 협상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협상결과를 분석해보면 의외로 어리숙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정말 멋진 협상을 하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심리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들은 경쟁자를 만날 때는 잔뜩 긴장하지만,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에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래서 쓸데없이 상대방을 긴장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어수룩한 것이 재빠른 것보다 낫고 흐릿한 것이 뚜렷한 것보다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협상에서도 이러한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어리숙하게 보이면 대개의 경우 상대는 무의식적으로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그 우월감은 자연히 상대방에게 무엇인가 '베풀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의무감으로 연결된다. 쉽게 말해 어리숙함은 상대방의 무장을 해제하여 상대방의 자발적인 양보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상에서는 내용과 함께 내용을 전달하는 스타일도 중요하다. 지난 칼럼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협상 상대방의 협상에 대한 '기대'를 바꾸는 것이다. 그런 기대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서는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스타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라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유용하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는 이미지보다는 어리숙한 이미지가 낫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한 말이다. 'You can negotiate anything'이란 책을 쓴 허브 코헨도 협상과 설득에 있어서의 스타일을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사례>

허브 코헨은 미국에서 정치인, 경영인, 영업사원 등 설득에 능한 사람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①상대가 선택하기 쉽도록 복잡한 개념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한다.

②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③이웃집 아저씨나 아가씨 같은 평범한 사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④ 다정다감하고 겸손하며 가식이 없다.

⑤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유머감각이 있고 인간미가 넘친다.

이런 특징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훌륭한 협상가의 이미지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의 진정한 목적 중의 하나가 협상의 결과에 서로 만족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태도들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협상에서 스타일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상대방의 협상 스타일이 협상의 결과에 대한 관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파이를 나누기만 하는 협상에서는 어느 한 쪽이 손해를 보거나 불이익을 보는 현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훌륭한 협상가라면 제로섬 게임에서 협상의 당사자들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조건들을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제로섬 게임을 서로가 만족하는 게임으로 바꾸는 것, 혹은 대부분의 협상을 서로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협상가의 특성이다.

달리 말하면, 협상을 끝내는 시점에서 어느 한 쪽이 불만족스럽거나 '당했다'는 느낌을 가진다면 그 협상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 혹은 불만족스러운 협상의 결과를 완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협상에서 스타일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협상컨설턴트)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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