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차기 유엔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향해 외신들이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29일 "반 장관이 28일 진행된 3차 예비투표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7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9표 이상의 지지표를 얻은 뒤 10월 2일 4차 예비투표에 나서게 됐다"며 "차기 총장에 성큼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다면 반 장관이 안보리 선출절차를 마무리하는 공식투표를 통해 총회에 차기 총장 후보로 추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주미 대사관에 2번이나 근무하는 등 반 장관이 미국과 맺은 인연을 소개하면서 "그가 워싱턴의 동맹자로 알려져 있으며 조지 부시 행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국의 더 타임즈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이 반 장관을 UN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금품공세'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로 반 장관 흠집내기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30일,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즈가 "한국이 차기 유엔사무총장에 출마한 반기문 외교부장관 당선을 위해 안전보장이사회 국가를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하는 등 금품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반 장관 경쟁자들이 세계 11번째 경제대국인 한국이 반 장관 지지확보를 위해 경제적 힘을 사용한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즈는 29일 인터넷 판 톱뉴스에서 "한국정부가 유엔총장직을 사려고 한다"며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례를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더 타임즈에 정정 보도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는 반 장관이 출마를 결정하기 수년 전부터 정해진 계획"이라며 "이를 선거와 연계시키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도 "확고한 지지를 확보한 상태"라며 "내가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언급했다.
박연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