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식물인간 안락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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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뇌사한 여인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왔다. 테리 스키아보(39)는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13년 동안 급식관에 의지해 유동식을 공급받으며 의식불명 상태로 살아 왔다. 지난 15일 법원은 급식관을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남편의 청을 받아들여 안락사를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주지사가 음식을 다시 공급하라고 명령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스키아보는 1990년 심장마비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남편 마이클은 부인의 인위적인 연명을 원치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해 19명의 판사가 지난 10년 간 제각각 판결을 내렸다. 급식관 제거 판결도 세차례나 있었다. 그러나 친정부모가 사위의 뜻에 반대해 스키아보는 지금껏 연명해 왔다.

판결을 뒤집은 당사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웹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그러나 법원 판결을 입법부와 행정부가 뒤집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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