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最古 볍씨는 한반도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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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공인돼왔던 중국 후난(湖南)성 출토 볍씨보다 3천년이나 더 오래된 세계 최고(最古) 볍씨가 한국에서 발견된 사실이 영국의 BBC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됐다.

이 볍씨는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이융조 교수 연구팀이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1997~98년 발굴한 탄화 볍씨 12톨과 2001년 발굴한 46톨이다. 당시 국내 언론을 통해 일부 공개됐으나 확신을 못하고 있다 미국의 지오클론 연구소(98년)와 서울대 AMS 연구실(2001년)의 탄소연대 측정 결과 1만3천~7천년 전 볍씨라는 분석 결과를 얻었던 것. 2000년에는 이 사실을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서울대 허문회 명예교수(농학), 영남대 생물자원학부 서학수 교수 등과 함께 연구해 소로리 볍씨 중에는 야생벼도 있지만 재배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고대벼(자포니카종과 인디카 종의 조상격)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소지경(벼줄기에 볍씨가 달린 꼭지 부분)을 분석한 결과 연장으로 베어낸 흔적이 있으며, 소로리 유물 중 벼 재배 연장으로 추측되는 홈날 연모가 발견됐고, 이 홈날 연모에 식물 섬유질이 묻어 있어 가능한 추론이다. 이교수는 이 사실을 올 6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회 세계 고고학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소로리 볍씨와 그 의미'란 내용으로 발표했다.

이교수는 "그때 함께 발간한 책자가 BBC 인터넷에 보도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97년부터 해온 연구로 국제 학계에서도 이제는 소로리 볍씨를 '최고'로 인정하고 있는데 새삼스레 언론에 부각돼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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