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통합에도 「구국의 결단」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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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야권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절실한 여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민당과 가칭 민주당, 그리고 재야의 이를 위한 움직임은 아직 만족스런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바라는 향후 정치권의 구도는 거대여당에 대한 견제세력으로서의 강력한 야당 출현에 그치지 않고 집권 대체세력으로서 비전있는 야당을 갈구하고 있다.
아무쪼록「야권통합」이 잘 진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평민당·가칭 민주당·재야에 몇 가지 당부하고 싶다.
무엇보다 평민당은 특정인의 위상을 정해놓고 당리당략에 의거, 추진하는 통합은「지역당 해소」 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칭 민주당은 「선창당 후통합」 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또 보선에서 기세를 올렸지만 그것은 타야당 후보가 없었고 국민의 「거여」에 대한 반발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통합과 관련, 평민당에 대해「김대중 총재 2선 후퇴」 「50대50 당대당 통합」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전제조건을 달아 국민의 여망인 「야권통합」이 실현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끌고 가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또 제도권 정당으로서의 출발을 준비중인 재야도 당장은 두 야당의 「야권통합」협상에 참여하기 힘들겠지만 국민이 바라는 명실상부한 강력한 야당의 형성을 위해서는 그동안 추구해온 정치노선 중 비현실적인 면이 있었다면 이를 수정, 야당통합작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한다.
현 시점에서 모든 야권인사들은「야권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을때 야기될 실망과 분노를 거듭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이해타산이나 기득권에 집착하여 지난번 대통령후보 단일화 실패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때에는 우리가 바라는「정치·민주화」의 후퇴는 물론 연속되는 정치불안에 의해 경제침체·사회불안 등이 가중되어 돌이킬 수 없는 「망국의길」로 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
유우형<서물시성북구돈암 1동2의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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