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온정」보답하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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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여러 어른들의 온정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어른이 되겠어요…』 어린이날 하루전인 4일 중앙일보 14면 「촛불」란의 『호텔뷔페 부럽지 않아요』 에 쏟아진 각계의 격려에 주인공 양성실양 (11· 서울동숭동) 은 또 한번 힘을 얻었다.
성실양의 올 「어린이 날」은 그래서 결코 외롭지 않았다.
마음 따뜻한 이웃과 어른들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실양의 꿋꿋한 모습이 소개된 이후 중앙일보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성실양을 돕기 위한 성금과 1백여통의 격려전화가 줄을 이었다.
이름만은 굳이 밝히기를 사양하며 5만원을 보내온 김모씨 (36) 는 『국민학교도 못 다닐 정도의 가난 속에서도 푸른 꿈을 잃지 않은 성실양의 얘기는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함께 전해왔다.
국교생 두 자녀의 어머니인 서울자양동 이희영씨 (39) 는 『이번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에게 외식을 시켜주려던 계획을 그만두고 성실이와, 또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위인들 얘기를 들러주며 뜻 있는 하루를 보냈다』며 『성실이가 희망을 잃지 않고 변함없이 열심히 살아가길 빈다』 는 격려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격려전화의 대부분은 자녀들에게 선물을 사주고 외식이나 시켜주면 되는 것으로 알았던 어린이날에 대한 새로운 반성의 기회와 의미를 새겨주는 계기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어린이날 둘째 아들(7) 손을 잡고 중앙일보를 직접 찾은 한중배씨(43·회사원· 서울송파동) 도 『자녀들의 동의를 얻어 약속했던 외식을 취소하고 그 돈으로 성실이를 돕기로 했다』며 『적은 돈이지만 따뜻한 이웃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5만원을 맡겼다.
또 박봉의 월급을 쓰개 3만원을 내놓은 경찰관도 있었다.
훈훈한 많은 이웃과 어른들이 있음을 느끼게 한 어린이날이었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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