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적인 한국사회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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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작년말 49세를 일기로 타계한 강홍규씨의 유고장편소설 『안개 속에서』가 최근 출간됐다(문이당간).
강씨의 처음이자 마지막 장편인 이 작품은 어느 재벌가족의 비극적 종말을 추리적 기법으로 좇고있다. 프로야구단 헤드코치의 죽음을 파헤치는·과정에서 강씨는 스포츠·도박·밀수·학류계 등에 대한 폭넓은 앎을 동원, 작품의 흥미를 북돋우면서도 기형적인 한국사회가 빚어낸 졸부들의 치부도 드러내 이 작품이 단순한 스포츠·추리소설로 흐르는 것을 막고있다.
79년 문단에 나온 강씨는 60, 70년대 문단이면사인『관철동시대』를 내놓으면서 한창 문단의 주목을 받다가 작년 12월 간암으로 타계했다. 문단말단의 주석을 마다 않고 항상 참석, 문단·문인 사정을 속속들이 알았던 강씨의 별명은 「우리시대의 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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