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감안쓰고 패따내고도 이긴 〃해프닝.|『왕위전』 윤기현-백성호 대결서 뒤늦게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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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제25기 왕위전 (중앙일보사주최)예선 최종국 윤기현 9단과 백성호 7단과의 대결에서 한국기원사상 최초의 미묘한 사건이 발생, 기원측은 승부를 결정짓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 대국은 두 사람이 대국을 마치고 계가를 하여 백7단이 2집반을 이긴 것으로 결말이 났었다. 그런데 대국을 검토하고 있던 한 기사가 백7단이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낸 사실을 발견하였다.
기원측과 양 당사자들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기원측은 심판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문제를 다루었다. 심판위원회는 조남철9단·금인9단·조훈현 9 단·서봉수 9단 등 9단진으로 구성됐다.
심판위원회는 검토 끝에 백성호 7단이 이긴 것으로 판정, 기원측과 당사자에게 통고했다. 그러나 윤기현 9단이 불복, 심판위원회는 결정을 일단 유보했고 기원측은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야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
문제가 이처럼 미묘해 진 것은 백7단이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내었을 때 윤9단이 즉석에서 항의하지 않고 끝까지 대국하여 계가까지 끝낸데서 생겨났다.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내면 대국규정에 의해 무조건 진다.
그러나 또 다른 규정은「공식대국에서 대국규정을 위반한일이 생겼을 경우 즉석에서 이의를 제시하여야한다」는 규정이 있다. 또 대국이 끝나 계가를 하고 승부가 결정되면 어떠한 경우에도 번복될수 없다는 원칙도 있다.
심판위원회는 이 같은 규정을 검토한 후 백7단의 승리로 결정지었다.
지금까지 한국기원의 공식대국에서 팻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내어 진경우는 많았다. 그러나 이번처럼 두대국자가 모르고 넘어가 대국을 종료한 후 제3자에 의해 발견되어 문제가 된 경우는 없었다.
이 대국은 8명이 진출하는 옥위전 본선 리그멤버를 확정하는 대국이어서 비중도 크다.
한국기원은 사상 처음있는 이 같은 사건에 대해 기원내의 궁지를 모아 곧 결론을 내리는 한편 이러한 경우에 적용할 뚜렷한 대국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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