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일본만 방문/미ㆍ가ㆍ멕시코는 연기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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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순방일정 재검토/「총체적 난국」 감안/민자 강력건의에 따라
정부ㆍ여당은 오는 24일부터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일본ㆍ캐나다ㆍ미국ㆍ멕시코등 4개국 순방계획을 전면 재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4일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은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고려할때 꼭 필요한 것이지만 「총체적 난국」상황을 맞고 있는 국내사정을 감안하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들이 민자당등 여러곳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청와대에서도 이런 건의들을 받아들여 순방계획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순방계획이 재조정되면 일본은 계획대로 방문하고 나머지 3개국은 올가을로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의 경우 노대통령의 방문계획이 두차례나 연기돼 미루기가 어렵고 재일 한국인 법적지위문제ㆍ무역불균형시정ㆍ동북아 방위전략문제등 시급히 해결해야 될 현안들이 산적해 방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계획 재조정은 민자당쪽에서 먼저 거론됐으며 청와대쪽에서 최근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는 노사분규ㆍ경제난국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은 지난 2일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노재봉 청와대비서실장에게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전면 취소 혹은 연기할 것을 노대통령에게 건의하도록 촉구했으며 7일로 예정된 청와대 4자회동에서도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도 최근 국내사정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이에따라 민심이 노대통령의 4개국 순방을 부정적으로 보고있다고 판단,여론동향을 체크해 노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노대통령의 외국방문은 국가체면과 연결되어 있기때문에 방문국 대상및 시기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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