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농민에게도 희망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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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것이 뭡니까. 식량아닙니까. 그 쌀을 생산하는 사람이 희망을 갖지 못한다면 큰일 아닙니까.』
24일 건국대에서 있은 전국농민회총연합(전농) 결성대회에서 라이벌 윤정석씨(51·전전농련의장)와 3차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초대의장에 당선된 권종대씨(사진)는 54세의 「운동권 농민」. 『농민도 이제 희망을 가질수 있어야 합니다.』
권씨는 잘못된 농업정책, 밀려드는 수임농수산물에 대한 「분노」이전에 국민적 인식의 공유를 역설했다.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예요.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을 가져야합니다.』
그는 정부가 최근 마련한 「농어촌발전종합대책」에도 불만이 크다.
『빈농(1천5백평이하), 소농(4천5백평이하)을 축출하고 부농만 육성하자는 얘긴데 말하자면 이는 농업포기예요. 또 정부계획대로 97년 농수산물수입이 1백% 개방되면 우리 농민은 망해버려요.』
그의 대안은 「경작유전」으로 압축된다.
『직접 농사짓는 사람에게 땅이 돌아가야 합니다. 장기저리의 토지구입자금대출을 대폭 늘리고 부재지주는 땅소유를 금지시키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력은 안동고 3년중퇴, 고향은 경북영덕군영해면괴시2이. 농사규모는 2천5백평의 소농이다.
60년대부터 4H클럽회원·농촌자원지도자·농업기술자협회회원등 「제도권」활동을 해온 권씨는 77년 운동권인 가톨릭농민회로 옮겼다. 『농업기술자대회에 참석했을 때였어요. 가농이란 것이 있는데 쌀생산비를 조사해서 쌀값보장을 요구한다는 거예요. 귀가 번쩍 뜨이더군요.』
권씨는 이후 가농전국부회장(86), 전농련부의장(89), 전농준비위원장(90)으로 활동해왔다. <김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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