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건물 지하서 화재/세든 두가족 5명 숨져/완구공장서 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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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명 화상… 40여명 대피소동
19일 0시40분쯤 서울 구로5동 104의14층짜리 성은빌딩 (주인 이성희ㆍ45) 지하 완구공장 「부림토이」에서 불이나 건물3,4층에 세들어 사는 박화자씨(38ㆍ주부)와 박씨의 아들 김주한(13ㆍ구로중1) 도형(10ㆍ영일국교5)형제등 3명,신봉순씨(36ㆍ회사원)의 아들 동현군(7) 딸 은주(5)남매등 두가족 5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불은 지하 작업장 통로에 쌓아놓은 완구제품과 포장용 비닐로 옮겨붙어 인형속에 집어넣는 특수솜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가 계단통로를 통해 3,4층으로 번져 잠자던 11가구 40여명이 긴급대피했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5명이 숨지고 이상만씨(28)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불은 지하 작업장 55평을 모두 태우고 4백여만원(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낸뒤 2시간여만에 진화됐다.
건물앞 럭키상회 주인 김용훈씨에 따르면 가게를 보고 있는데 건물지하공장에서 뛰어나온 20대 남자2명이 『불이야』라고 외치고 도망간후 곧바로 건물지하에서 검은 연기가 솟속아오르기 시작했다는 것.
불이 나자 3,4층에 세들어 사는 주민중 10여명은 창문을 열고 10여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뛰어내렸으며 30여명은 옥상으로 대피, 출동한 소방차의 고가사다리를 타고 구조됐다.
3층에 사는 박정우씨(44ㆍ노동)는 『잠자다 매캐한 냄새가 나 눈을 떠보니 가스가 방안으로 스며들고 있어 가족들을 깨워 3층문에 설치된 비상밧줄을 타고 대피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건물은 84년 지하실과 1,2,3층은 생활시설로 4층은 주택용으로 준공됐으나 1,2층만을 사무실로 쓰고 3층은 주거용으로 바꿔 사용되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차 16대와 소방대원 67명은 20여분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유독가스가 건물에 차있어 이날 오전 8시까지 건물내로 들어가지 못하는등 완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경찰은 럭키상회 주인 김씨의 말에따라 야간작업중인 공원2명이 실수로 불을 낸후 도방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신원을 찾는한편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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