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왜 잦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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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태국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총 19차례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는 태국이 형식적으로는 입헌군주제이지만 사실상 군사정권 체제라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4대 TV 방송국 중 시청률이 높은 2개 방송국을 육군이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으며, 기업에 대한 군부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지금도 육군은 전기.철도공사를, 해군은 항만공사를, 공군은 항공사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군부의 지휘 체계도 쿠데타를 조장하는 요인이다. 군 규정에 따르면 방콕에 주둔하고 있는 사단장급 육군 사령관은 자동적으로 수도권 치안사령관을 겸하게 돼있다. 따라서 태국의 육군 사령관은 수도권 일원의 육.해.공군과 경찰의 모든 부대를 지휘할 권한이 있다. 군과 경찰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육.해.공군과 경찰은 동일한 사관학교 예비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는다. 따라서 군부와 경찰 지도부가 뜻만 모으면 일사불란하게 군대와 경찰을 동원할 수 있다.

군부와 경찰은 그동안 크고 작은 분쟁에 개입하면서 그 정치적 위상이 막강해졌다. 게다가 선거 때마다 수십 개의 정당이 급조되고 부정부패가 일상화해 정치인들이 태국 국민의 신임을 전혀 얻지 못했다. 또 군의 정치 참여가 보장돼 있다 보니 상원의원의 55%가 전.현직 군 인사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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