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보험은 너무 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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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이후 가장(家長) 사망 시 유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는 안전망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종신보험. 당시 가입한 종신보험을 조정하려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종신보험만 가입하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모든 위험에 대해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면서 "가족 구성원 숫자가 늘거나 혹은 재정 상태가 변할 때마다 중간 점검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보통 지인들을 통해 무계획적으로 보험에 이것저것 가입하다 보면 필요 없는 보장이 중복되거나 반드시 필요한 보장이 누락돼 있을 수 있다. 중복 보장이 돼 있어 보험료를 이중으로 내고 있었다면 과감히 구조조정해서 보험료 거품을 빼도록 한다. 예컨대 종신보험에 암 보장 특약을 가입했는데 나중에 암 보험을 또 가입해서 암 보장만 지나치게 많이 설계된 상태라면, 종신보험의 암특약을 해약하고 대신 그 보험료로 뇌출혈 등 질병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보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보험 추가 가입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사망 시 받을 보험금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보험금이 많아지면 그만큼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월 소득의 8 ̄12%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집도 있고 자녀교육비가 들어갈 일이 없다면 여유 있게 소득의 20%까지 늘려도 좋다. 질병 보장, 재해 보장 등에 대한 보장금액은 건강상태와 직업, 취미활동 등을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 특히 왕성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30대부터는 질병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보험사들이 최근 내놓은 특약 상품 중엔 기존 종신보험 가입자들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령 메트라이프생명이 이달 초 내놓은 '간병 선지급 서비스특약'은 종신보험에 가입한 장기 간병환자에게 보험금의 80%까지 미리 지급한다. 알리안츠생명의 '선지급 서비스 특약'도 계약자의 잔여 수명이 6개월 이내라고 진단이 내려지면 보험금을 앞당겨 지급한다. 푸르덴셜생명의 '실버널싱케어특약'도 비용 부담 없이 간병비를 사망보험금의 최대 80%까지 미리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삼성생명의 '사후정리특약'은 사후 정리 비용이 급히 필요한 유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험 대상자 1인당 3000만원을 최고 한도로 사망보험금 청구 후 하루 만에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

최근 새로 출시된 종신보험 상품들은 보험료가 과거보다 훨씬 싸거나 혹은 보장범위가 훨씬 넓어진 것들이 많다. 가령 변액종신보험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므로, 보다 높은 금액의 사망보험금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변액보험이 좋아 보인다고 해도 기존 보험을 깨는 건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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