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화합 위해 직책미련 안두겠다”/사표낸 박철언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의원직 사퇴 여부에는 언급회피
박철언정무장관은 사퇴서를 제출한 뒤 하루가 지난 14일에는 안정되고 여유있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모든 문제가 잘 풀려가길 기대하고,또 성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제의 발언 파동이 일어난 후 줄곧 침울하고 곤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던 박장관의 사퇴 발표는 13일 오후2시50분쯤 이례적으로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차나 한잔 하자』는 자청형식으로 이뤄졌다.
박장관은 먼저 사퇴의 변부터 털어 놓았다. 『본의 아니게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은 오늘 오전 총리께 내 진심을 말씀드리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내 자신은 나라나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직책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 평소의 마음이었습니다.』
­의원직도 사퇴할 계획인가요.
『(언급을 회피하며) 질문이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이것으로 끝을 맺겠습니다. 여러모로 도와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김영삼최고위원을 직접 만나 사태 수습을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그러한 노력을 왜 피하겠습니까.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14일 오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을텐데.
『없습니다. 어려운 시기가 아닙니까. 나라가 잘 되고 민족통합등 시대적 과제들이 잘 풀려나가길 기대하고 성원을 다 할 것입니다.』
­박장관이 빠지면 북방외교나 통일문제가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안타깝습니다.』
­이번 5월 소련방문은 예정대로 합니까.
『답변할 입장이 못됩니다.』
­어제 사표를 내고 임진각에 가셨다면서요.
『평소 늘 다니던 길이어서 바람이나 쐬고 생각을 더듬어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장관의 사퇴로 모든 문제가 잘 풀릴것이 라고 보십니까.
『이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해낸 현대사에 비추어 잘 되리라 기대합니다.』
­YS측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데.
『잘 알지 못합니다.』
­YS를 만날 계획은.
『만날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리라 보십니까.
『그 문제 역시 답변할 사항이 되지 못합니다. 대통령은 이심전심으로 늘 모셔온 분이므로 직접 뵙지 않더라도 그 분의 마음은 나름대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내가 부담스럽게 해드린 것 같아 오히려 송구스러울 뿐입니다.』<문일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