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을 패션 메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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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동대문 축구장과 야구장이 공원으로 바뀌면서 '패션의 메카'로 변신한다. 동대문 운동장이 헐리고 그 자리에 디자인 관련 연구시설과 전시장을 갖춘 '디자인 콤플렉스'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콤플렉스에서는 각종 섬유와 금속 등 다양한 패션 소재를 직접 접할 수 있다. 또 세계 각국의 디자인 전문서적이 갖춰진 디자인 교육실 등 예비 디자이너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19일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10년까지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사업 부지에 연건평 1만2000평 규모의 디자인 콤플렉스를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8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디자인 콤플렉스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비용 등의 문제로 최신 디자인 정보를 접할 수 없었던 동대문 일대의 실력파 디자이너에게 요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에 따르면 디자인 콤플렉스에는 디자인박물관.전시컨벤션시설, 소재.색채 전시관 등 전시시설이 들어선다. 정보지원센터와 디자인자료실에선 세계의 최첨단 패션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본격적인 창업 지원을 위한 공용장비실과 공동쇼룸, 비즈니스 지원실 등도 운영된다.

서울시 정순구 산업국장은 "디자인 콤플렉스는 산업.패션.공공디자인의 세계적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우리 디자이너들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며 "장차 서울이 세계적 패션도시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주춧돌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동대문 운동장 내 풍물시장에서 영업 중인 900여 명의 노점상 이주 등과 관련한 구체적 후속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콤플렉스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와 관련, "노점상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나 (노점상들과) 협상이 필요한 만큼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서울을 도심창의산업벨트.서남첨단산업벨트.동부NIT산업벨트.동남IT산업벨트 등 네 개 권역으로 나누고, 산업벨트별로 특성화된 육성 전략을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이수기 기자

◆ 동대문운동장=1926년 동대문 옆 성터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체육시설. 잠실운동장이 생기기 전까지 국가 대항전 축구.야구 대회가 열리는 등 우리나라 체육의 역사가 서려 있다. 특히 동대문 야구장에서 열린 고교 야구대회는 장안의 화제였다. 축구장은 2003년 3월 폐쇄돼 임시주차장과 풍물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야구장에서는 주로 아마야구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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