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중견기업] 대한전선 '50년 흑자신화' 다각화로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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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욱 사장이 대한전선의 주력 생산품인 초고압전력케이블을 설명하고 있다. 신동연 기자

지난해 4월 진로 인수전에 뛰어든 10개 회사 중 눈에 띄는 회사가 있었다. 당시 남들은 다 짝짓기를 했지만 대한전선은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전선이 제시한 금액은 2조9000억원. 자체 자금과 제1금융권에서 동원할 수 있는 액수만을 적어냈다는 게 이 회사 임종욱(사진) 사장의 설명이다. 그만큼 자금 동원력에 자신이 있었다. 대한전선은 2002년 이후 무주리조트와 쌍방울을 연거푸 사들이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설 때마다 주목을 받았다. 임 사장은 "한 우물만 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경영환경 변화에 맞게 기업도 변신해야 한다"며 "주력인 전선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확장은 안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1970년대 자금이 쪼들려 잘나가던 가전사업 부문을 83년에 대우에 떼어 넘기면서 얻은 교훈이란다. 대한전선은 55년 회사 설립 이래 한 해도 적자를 내지도 않았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사회에는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설경동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회사 경영의 밑돌이 돼 '50년 무(無)적자 신화'를 일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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