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ㆍ인영회장 “형제애”확인(경제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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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LA서 인영씨 병석찾아 고희연 마련
병석에 있는 한라그룹 정인영회장이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등 가족들끼리 미국 LA에서 지난 1일과 5일,두차례 조촐한 고희연을 가졌다.
정명예회장과 동생 인영회장은 70년대중반 사업상의 의견대립으로 한때 사이가 틀어졌으나 최근들어 자주 회동,「끈끈한」 형제애를 다지고 있어 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인영회장은 작년 7월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현대송파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 1월 도미,LA의 UCLA대 메디컬센터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1920년생인 인영회장의 고희는 4월5일. 인영회장의 고희연은 그룹내에서 성대하게 치르자는 얘기도 나왔으나 몸이 아직 불편한데다 본인 스스로 번거로운 행사를 마다해 가족들끼리 치른 것으로 알려 졌다.
지난달 31일 소련석유화학단지 건설문제를 미국 CE사와 협의하기 위해 도미했던 정명예회장은 지난 1일 인영회장을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와 LA의 한 레스토랑에서 동생인 정순영현대시멘트회장과 함께 조촐한 고희축하모임을 가졌다.
정명예회장은 7일 소련을 방문하기 위해 4일 오후 귀국했는데 동생 인영회장을 만나보기 위해 뉴욕에 본사가 있는 미국 CE사측과 일부러 LA에서 약속했으며 LA에 체류하는 동안 매일 병문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디컬센터도 정명예회장이 현대종합상사 LA지사를 통해 직접 수소문,입원시켰다는게 측근의 설명이다.
인영회장은 이어 5일에도 정순영회장,인영회장의 차남 몽원만도기계사장,정명예회장의 친척들과 함께 고희연을 가졌다.
인영회장은 현대그룹의 창업때부터 맏형 정명예회장을 보필했던 창업공신. 그러나 75년 중동시장진출 때 신중론을 펴는 등 정명예회장과 의견이 맞지 않은데다 현대양행(현 한국중공업) 사건때 결정적으로 사이가 벌어져 그동안 독자적인 기업군을 일으켜왔다.
그후 인영회장이 현대양행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정명예회장이 돌보아준 것을 계기로 관계가 차츰 회복돼 현재는 현대ㆍ한라계열사끼리도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특히 작년말 동생이 일으킨 한중을 되찾겠다고 나서 재계의 주목을 끌었었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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