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남북한 중재역 용의”/셰바르드나제/한반도서도 군축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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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 “한ㆍ소 화해조치 환영”/“남북한 신뢰구축 바람직”의견일치/미소 외무회담
【워싱턴=한남규특파원】 미국의 베이커국무장관과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5일 『한반도문제,특히 한반도 군사균형문제에 관해 상당히 폭넓은 토의를 벌였다』고 미 국무부고위관계자가 밝혔다.
한반도군사문제를 논의하면서 베이커장관은 북한이 감군조치를 취하지않고 있는 사실과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점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복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의 외무장관회담중 이날 진행된 지역문제협의 내용에 관해 설명한 이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협정을 수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 양국 외무장관이 의견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커장관은 미국이 한국의 양해없이는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를 가질 의사가 없음을 재천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은 소련이 한국과 관계를 맺는 것과 같이 북한과의 관계를 열 용의를 갖고 있으나 아직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미국이 그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베이커장관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커장관은 소련의 대한화해조치를 환영한다고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에게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베이커장관과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은 남북한간에 신뢰구축 신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전반적인 합의를 이루었다고 이 관계자가 설명했다.
북한의 핵개발문제와 관련,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원자력안전협정에 가입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보장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이 관리가 전했다.
한편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남북한 신뢰구축문제와 관련,소련은 남북한 양쪽과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남북한간의 중재 가능성을 말했다고 소련외무부 관리가 회담내용설명에서 전했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미국과 소련 양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할일이 많다고 지적,한반도를 비롯해 태평양전반에 관해 양국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작업을 계속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에서의 군사력 감축가능성을 말하면서 『우리는 한반도를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만한 지역분쟁국가의 리스트에서 뺄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고 이 관리가 밝혔다.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남북한의 유엔가입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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