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얘기 잘 들어주는 '상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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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억대 연봉'을 꿈꾼다.

2004년 초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JEI재능교육 서전주지역국의 학습지 교사를 시작한 김효순(29)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탄탄한 직장을 버리고 학습지 교사를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김씨는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모르는 것을 다 가르쳐 주려하니까 능률이 오르지 않았어요. 다음 집으로 가야할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됐고요. " 그러나 6개월쯤 지났을 때 학습지 교사가 해야할 일을 터득했다고 한다. "직접 알려주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이끌어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데 주력하니 능률도 올랐고, 아이들이 성과가 오르자 학부모들이 김씨에게 다른 학생을 소개해줬다.

처음 50여 명을 관리했지만 지금은 1주일에 한번 그의 지도를 받는 학생이 280여 명에 달한다. 수입도 많아져 최근엔 월 800만원이 넘는다. 올해 수입은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학습지 교사의 수입이 월 200만~24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액수다. 많이 버는 만큼 그의 하루 일정은 쉴 틈이 없다. 매일 아침 9시30분 지역국 사무실로 출근해 회의와 지도 준비를 한다. 오후 1시30분부터 가정 방문을 시작하면 밤 10시쯤 끝난다. 가정 방문이 끝나고 바로 집으로 갈 수 없다. 사무실로 돌아와 학생들의 진도 상황을 파악해 정리해야 하고, 새로운 회원을 얻기 위한 전단지 홍보도 해야한다.

휴일도 없다. 일정이 맞지 않아 주중에 가지 못한 집엔 일요일에 방문한다.

"글쎄요. 튼튼한 체력 아니겠어요." 그가 꼽는 고수입의 비결이다. 하지만 주위 동료는 김씨를 '타고난 상담가'라고 평한다. 다른 사람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재주가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학습지 교사로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나중엔 학습지 교사들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미혼인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물어봤다.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일을 잘할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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