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소와 협상 돌입/공화국 대표와 진압군 지휘부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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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군 한때 의회ㆍ공항점거 탈영병 체포 나서/무력 진압은 일단 모면
【빌니우스 AFPㆍAPㆍ로이터=연합】 소련 리투아니아 공화국 사태는 25일 밤 현지 진주 소군지휘부와 공화국 대표간에 극적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발표됨으로써 파국 돌입 일보직전에 일단 위기를 모면했다.
비타우타스 란스베르기스 소련 리투아니아 공화국 최고 평의회의장(대통령)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소 진주군 지휘부와 긴급회동한 후 『무력진압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란스베르기스 의장은 이날 한시간여 동안 소군장성 2명 및 KGB 고위간부 등 모스크바측 대표 3명과 회동한 후 기자회견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전지휘를 위해 빌나에 와있는 소지상군 최고사령관 발렌틴 바렌니코프 대장과도 두차례 전화접촉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소군이 앞서 공화국 최고평의회 부속건물을 무력점거한 것과 같은 행동이 재발되지 않을 것임을 약속 받았다고 덧 붙였다.
양측은 26일 오후 재회동하며 이때 소군 고위지휘관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벽회동에 참석한 소군 대령은 소군이 사태진정을 위해 무력개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사유디스가 만들어낸 허위정보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군이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 사태는 25일 1백여대의 탱크와 병력수송용 장갑차 등으로 중무장한 2천여명의 공수요원 등이 수도 빌니우스 등지에 대한 무력시위를 강화하는 가운데 반소움직임의 중추인 최고평의회(의회) 부속건물과 공항이 소군에 의해 점거되는가 하면 리투아니아 지도부가 최악의 경우에 대비,미 워싱턴주재 외교부에 통치권을 위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상황이 폭발직전까지 치달아왔다.
소군 지휘부는 귀대명령을 끝까지 어기고 도피중인 9백여명의 리투아니아인 탈영병을 체포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으나 체포작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편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25일 순례자들을 위한 주말 미사에서 모스크바와 가톨릭신자가 대부분인 리투아니아간의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쌍방의 「진지한 대화」를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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